가톨릭여성회관



가톨릭여성회관 한울학교는 지난 6월부터 2019 창원시 양성평등기금 지원사업으로 젠더문해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첫번째 사업으로는 소설 몽실언니를 읽고 쓰며 그 시절의 여성의 삶에 대해 생각해보는 양성평등 문학수업을 진행하였습니다.

두번째 사업으로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1박 2일동안 통영 한려해상생태탐방원으로 젠더캠프를 다녀왔습니다.

 

아래 글은 한울학교 통일반 오정순 학생이 젠더캠프를 다녀와서 쓴 글입니다.

 

<이제 원도 한도 없다>

 

오정순

 

학교를 못 다닌 나는 평생에 한 번 가보고 싶었던 수학여행이었는데, 수학여행 대신에 이렇게 공부하는 친구들과 젠더캠프라는 것을 가게 되어서 꿈만 같았다.

어린 시절에 국민학교 다니는 친구들이 육학년 때 수학여행을 경주 불국사로 간다고 가방을 메고 가는 것을 보면서 얼마나 속이 상하고 부러웠는지 모른다.

그런데 오늘 그 소원을 이루어서 꿈만 같다.

전날 밤에 잠이 오지 않았다. 밤늦게까지 가방 속에 약이랑 필기도구를 잘 챙겼는지 살펴보면서 가방을 쌌다가 풀었다가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른다.

날이 밝았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학교에 갔다. 선생님과 친구들이 모두 와 있었다.

집안의 큰일을 두 번이나 참석하고 피곤한 몸으로 달려갔다. 버스를 타고 통영에 있는 박경리 기념관에 도착했다. 해설해 주시는 선생님을 따라 기념관 구석구석을 돌아봤다.

점심을 먹고 만지도로 들어가는 배를 탔다. 해설사의 안내를 받으며 출렁다리를 건너가서 삼백 년 된 소나무에 건강하게 살게 해달라고 소원을 빌었다. 친구들과 사진도 많이 찍었다.

숙소로 와서 짐을 풀고 식사를 한 후 양성평등 강의를 들었다. 무심코 아들에게는 파란색 옷을 입히고, 딸에게는 분홍색 옷을 입히는 것도 편견을 갖게 한다는 설명에 놀라기도 했다.

아침에 일어나서는 산책을 했다. 해맑은 가을 통영 앞바다는 정말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새벽하늘에 초승달 아래로 붉게 물든 하늘이 너무 아름다웠다.

친구들과 아침 산책을 하면서 바라본 먼 앞바다에는 잔잔한 맑은 물에 햇살이 비춰주고 있었다.

내 나이 칠십에 이렇게 좋은 풍경을 볼 줄이야이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다.

아침 식사를 하고 강의실에 모여서 그림도 그리고 찰흙 놀이도 해보았다. 동심으로 돌아가서 정말 재미있게 했다.

숙소에서 나와서는 동피랑도 가고 시장도 갔다.

어릴 적 그 친구들이 이제 하나도 부럽지 않다.

이제 원도 한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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